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봤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가 될 것 같다.
아웃사이더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영화 내내 알려주려했지만, 알다가도 잘 모르겠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유명한 책의 제목처럼 영화는 '청춘의 괴로움 또한 특권'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기 시작할때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고.
나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 자신만의 어두움을 가지고 있으리라.
그리고 누군가는 그 내면의 어둠을 겉으로 드러내며 극복하려한다. 혹은 극복하지 못하더라도 밝은 가면을 쓴다.
아마 엠마왓슨이 연기한 샘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였을까.
자신을 항상 과소평가하며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낮춘다. 찰리를 위로하고 힘이 돼주려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문제는 극복하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문제를 극복해주는 것은 자신이 위로해주던 찰리가 됬지만.
누군가가 가면을 쓰는 반면에 누군가는 찰리처럼 내면의 어두움에 잡아먹히기도 한다.
과거에서 온 어두운 기억들은 현재를 묶어두곤 점점 그 어두운 과거로 끌고간다.
그리고 그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현재를 살아가지 못한다.
찰리는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아갈 수 없던 자신을 떨쳐내고 '추억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로 한다.
샘은 찰리로부터 자신의 제대로 된 가치를 찾게 되었고, 패트릭의 상처도 나아가는 것 같다.
불안한 미래를 살아갈 것 같던 찰리의 누나 캔디스도 제대로 된 자리를 찾았고 메리 엘리자베스도 좋은 사람을 만났다.
영화는 모두가 좋게 끝났다. 모든 청춘 영화들이 그렇듯 해피엔딩으로.
그러나 그 해피엔딩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엔딩이였던 것 같다. 어딘가 씁쓸함이 남는 엔딩.
아마 난 찰리를 걱정했는지도 모른다.
영화 말미에 과거를 떨쳐내고 현재를 살아가기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잘해냈을까?
샘과 패트릭이 없는 학교에서 찰리는 다시 잘 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또 다른 샘과 패트릭을 만나 잘 해나갔을 지도 모르고, 아니면 또 다시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게 됬을지도 모른다.
내게 월플라워 엔딩은 그런 엔딩이였다. 모두가 좋게 끝났지만, 어딘가 걱정되고 씁쓸한.
아마 이 영화는 내가 힘들때마다 힘을 주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무한한 가능성.
너무 감성적으로 써서 뭔 영화인지 알아볼 수도 없겠지만, 이 영화는 감성적으로 감상문을 쓰고 싶었다.
드라마 스킨스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보는 내내 별 생각도 못할 정도로 감상적인 영화였다.
모든 독백 하나하나가 마음 속에 꽂힌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