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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는 NMB48 멤버 니시자와 루리나가 그렸다는 듯)


[아키모토 야스시 칼럼] 진화를 계속하는 아이돌


AKB48과 일본의 미래


 이 연재도 이번이 마지막 회이다. 

당시엔 내 주변에 벌어진 일을 쓸 예정이었으나 차츰 AKB48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버렸다. 

연재를 이어온 이 6년간 AKB48이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었으므로, 매달 주제에 관해서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AKB48란 무엇인가?

아키하바라의 작은 극장 공연에서 출발한 아이돌 그룹이다.

'아키하바라','지하 아이돌','오타쿠','대규모 그룹','센터','악수회','선발 총선거','쟝켄 대회'

'자매 그룹','SKE48','NMB48','HKT48','NGT48','STU48','해외 그룹','이적','조각','졸업'

'공식 라이벌','노기자카46','케야키자카46'...여러가지 키워드가 떠오르다.


 요컨대, 진화하는 아이돌이다. 시대와 함께 환경에 맞추어 형태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혹독한 생존경쟁 속에서 유전자를 남기고 살아남는 것들과 마찬가지다. 

강한 자가, 현명한 자가 사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는 자가 오래 살아남는다. 그래서 AKB48은 항상 변화해 온 것이다.


 노기자카46와 케야키자카46에 밀려서 AKB48의 기세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잘 보고 있으면 좋겠어. 2005년부터 아이돌 전국시대를 거쳐 살아남아온 AKB48이다. 

세상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강인한 것이다. 

노기자카46와 케야키자카46의 대브레이크를 바탕으로 이 환경 속에서 다음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무엇을 진화시켜야 할지 곰곰이 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AKB48이다.


 내가 AKB48의 종합 프로듀서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AKB48를 설계하고 잉태한 것은 나일지도 모르지만, 이 AKB48라는 괴물은 이미 자신들의 지능이나 본능을 지닌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다. 

나는 이 진화한 생명체와 마주보고, 대화를 나눴고, 그녀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조직이란 그런 것이다. 

인간이 모이면, 평범한 방식으로는 안 된다. 

아무리 룰을 만들어도, 개인과 개인의 의사나 감정은 부딪히고 이윽고 큰 하나의 에너지를 가진 몬스터. 그것이 미래다.


 컨트롤은 어렵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상상을 초월한 AKB48이 즐거움이다.


(AKB48그룹, 사카미치 시리즈 종합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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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설수설 중구난방 내 생각


확실히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아키모토 야스시'란 사람 자체는 굉장히 능력있고 재능있는 프로듀서라고 생각한다.

다만 작가적인 태생이 너무 강해서 자신이 생각한대로 그룹 전체를 흘러가게 두지않는다.

그러니까 아키P가 칼럼에서 말한대로 그룹을 설계하고 만들어내는 것은 아키P이지만 그 이후는 온전히 멤버들의 몫인 경우가 많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고 오히려 48+사카미치 그룹의 재밌는 점이라고 생각은 한다.


AKB만해도 초창기 멤버들이 스스로 전단지를 돌려가며 극장공연을 홍보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였지만

어쩌면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초창기 멤버 (소위 오리멘급)들이 그룹에 큰 열정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키P라는 이름있는 작가를 등에 업은 그룹이 아닌, 일반적인 지하 아이돌이였으면 이 단계에서 망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아키P는 판을 깔아놓고 '자, 멤버들아! 이렇게이렇게 움직여라!'가 아니라 '자, 멤버들아! 이제 어떡할래?'와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즉흥적인 스타일덕에 예능에서 테스트 꼴찌를 한 카와에이 리나에게 곡이 돌아가기도하고

멤버들의 이미지가 투영된 듯한 가사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는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그룹에 대한 열의를 가진 멤버들이 졸업하고, 그룹을 확장해가고 새로운 세대가 들어오면 들어올 수록

아키P의 '판을 깔아놓고 지켜보며 흘러가는대로'가 단점으로 부각되는 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점점 그룹 자체의 색깔보단 아키P의 눈에 들었거나 흥미로워하는 아이 하나에 초점이 맞춰져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팬들이 느낄만큼 아키P의 관심은 티가 날 정도니...

오죽하면 '아키P 눈에 들고 싶으면 단발을 해라'란 말이 있겠나.


무튼 아키P 자체에 대해서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근데 한 그룹의 팬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키P는 일을 벌일 줄만 알지 그 뒤는 잔인할 정도로 멤버들의 몫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좋아할 수만은 없는 사람...


아키P가 가끔 욕먹는 이유 중에 하나가 '말만 번지르르하게한다.'인데, 내 생각은 말만 그렇게 한다기보단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진짜 시시때때로 자기 기분대로 바뀌고. 근데 원래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룹을 만들어놓고 일을 벌린 다음, 멤버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하고 그 중 흥미가 가는 애를 찾고 하는 식으로.

물론 뭐 다인원 그룹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아마 사람들이 열받는건 그 아키P의 '흥미' 때문에 진짜 노력한 애들이 빛을 못봐서 그런게 아닐까?

그런 점도 아키P의 '노력을 했는데 빛을 못봐? 그럼 이제 어떻게 할래?'식 운영에 이용되겠지만.


흠...참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긴한데 그렇다고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사람이라 말그대로 애증의 대상인 듯.

요즘 사진들 보면 많이 늙으시고 피곤해보이시던데 건강관리 잘하세요...

결성으로부터 10년이 지난 AKB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의 이름값이 아직은 필요합니다...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