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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일에 발매된 확장팩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이하 가젯잔)'은 현재 판치는 해적메타에 큰 공헌을 한 확장팩입니다.

어떤 덱을 들고가던, 상대방의 명치만 후려치는 해적덱들에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심지어 프로 무대에서도 필수적으로 들고가는 덱이 됐지요.


가젯잔이 출시되고 메타가 안정기에 접어든 1월달부터 단 한번도 해적은 덱 랭킹 최상위권에서 내려온 적이 없습니다.


- 2017년 1월 5일(#32)부터 2월 9일(#37)까지의 비셔스 신디케이트 파워 랭킹 -


어느 확장팩, 모험모드던 간에 항상 악명 높은 덱들은 존재해왔습니다.

로수붐티로 대표되는 파마기사, 자군야포, 손님전사 등등이 그 예가 될 수 있겠지요.

그 당시에도 지금처럼 하스스톤의 메타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항상 나왔지만, 현재 해적메타가 가장 심각하다고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다른 악명 높은 덱은 어찌됐건 게임이 5턴, 6턴 넘어가기라도 했지만 해적메타에서 이미 5턴이나 6턴엔 플레이어의 영웅이 죽어있거나

패 안풀린 해적들이 모든 패를 쏟아내고 칼항복하고 나가버리니까요.


아무튼 이러는 와중에 하스스톤 통계사이트인 '비셔스 신디케이트'에서 가젯잔 발매 이후의 게임 지속시간에 대한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링크)



2016년 4월 27일 발매된 확장팩 '고대 신의 속삭임(Whispers of the Old Gods)'부터 모험모드 '한 여름 밤의 카라잔(One Night in Karazhan)'

그리고 문제의 확장팩인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Mean Streets of Gadzetzan)'이 발매되고나서의 1월까지의 게임 길이 통계입니다.

(위에 써놓은 링크를 타고 들어가시면 각 메타별, 시즌별 통계를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첫째 줄의 그래프는 한 게임 당 평균시간, 둘째 줄은 한 게임 당 평균 턴, 마지막 줄은 한 턴 당 평균시간 입니다.

각 메타 별로 게임이 가장 길었던 시기로 비교를 해보자면 (2016년 5월,2016년 10월,2017년 1월)



이런 결과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평균 게임시간은 고대신에서 카라진으로 넘어가면서 10초 가량 늘어났습니다.

고대신에서도 얼굴 없는 화염투사 같은 OP카드는 존재했습니다만, 크툰 덱이나 요그사론을 주로 채택하는 택들이라던지

지금은 멸종해버린 사냥꾼, 성기사들 또한 1~2티어에 머무르는 등 현재보다 훨씬 넓은 폭의 덱 풀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라잔으로 넘어오면서 주술사의 파워는 더더욱 강해지며 1티어 자리에서 여전히 내려올 생각을 안하고

통칭 1번 씹랄, 2번 씹랄으로 분리되어 다른 직업의 유저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래도 방밀 전사나 비밀 냥꾼, 위니 흑마 등등 지금에 비해서는 다양한 덱들이 채용됐었는데...


가젯잔에 들어오면서 평균 게임시간은 기존의 8분 9초에서 30초 가까운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딱히 의미없는 시간 차이일 수도 있으나 현재 주된 메타가 5,6턴에 끝을 보는 덱들과 리노 덱들로 양분되어 있는 현재

리노 덱의 숫자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의 게임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런데 평균 게임시간과 평균 턴 수가 이전 메타에 비해 줄어들었는데, 흥미롭게도 평균 턴 시간은 1초 가량 증가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리노 메타로 인한 영향인지 알 수 없으나, 어쩌면 해적류에 고통받느라 고민하고 분노하는 시간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통계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월까지의 덱 당 평균 턴수 입니다.


현재 메타에서 가장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덱은 해적전사(Pirate Warrior)와 어그로술사(Aggro Shaman)인데

두 덱은 7턴, 8턴만에 게임을 끝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사기쟁이 미라클 도적까지 있군요.



이것은 덱 별 평균 시간인데, 1티어 덱 두개는 5분에서 6분 30초면 게임을 결판내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군요.

리노 덱이 8분~10분 걸리는데도 메타 평균 게임 시간이 카라잔에 비해 30초나 빠져버렸으니...

해적메타가 얼마나 악명 높은지 알 수 있겠네요.



이 그래프는 덱들의 승리, 패배 별 걸리는 시간을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해적전사와 어그로술사가 승리 시엔 5분에서 6분 사이에 게임을 끝내고, 패배 시에도 6분, 7분이면 게임을 마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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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현재 가젯잔 메타는 획일적인 덱, 고민할 것도 없이 짧게 끝나버리는 게임, 고착된 메타 등등

하스스톤의 위기를 가져오기에 충분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 밸런스 패치를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만, 신참 해적단원의 체력을 1로 내리고

영혼 발톱의 코스트를 2로 올리는 것만으로 현재 메타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어떤 시기이던 '하스스톤, 이대로 좋은가?'라는 이야기는 항상 나왔었고 그때마다 여러 덱들이 재평가되긴 했으나

현재 해적메타는 게임을 길게 끌고 가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턴제 CCG 게임의 특성상 '전략'이라는 측면이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인데 현재 메타엔 고민할 것도 없이 

상대 명치를 누가 먼저 빨리 터트리느냐, 어떻게 막느냐에만 급급하니 그 속에 전략은 필요하지 않아보입니다.


8분에서 10분을 고민해서 승부가 결판나는 어려운 컨트롤 덱을 비싼 돈(가루)를 내고 만들어봐야

얼마 안되는 값으로 만들 수 있는 해적, 어그로 덱을 짜서 6분 안에 게임을 끝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보이고 그러다보니 누구나 해적 덱을 돌리고 있습니다. 

랭크를 돌리면 전사,전사,주술사,전사,주술사 이런 식의 매칭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이기나, 지나 별 감흥도 없는 게임이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내가 해적 덱을 돌리면 게임이 재밌나-하면 그도 아닙니다. 그냥 기계처럼 불 들어오는 카드 내고 상대 명치에 꼬라박다가

안되면 항복, 이기면 좋은거고.


2017년 유럽 동계 플레이오프에서의 덱들 입니다.

(출처 :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ebble&no=314667&page=1&exception_mode=recommend)


풉ㅋ풉ㅋ